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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잘리카투 리뷰

by 배우자알자공부하자 2021.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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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리카투 리뷰 Jallikattu

안녕하세요,
오늘은 영화 상영작 액션, 스릴러 '잘리카투' Jallikattu 리뷰입니다.
개봉 2021.08.05 인도 93분
감독 리조 조세 펠리세리
출연 안토니 바기스
등급 [국내] 15세 관람가

 

 

줄거리

폭주하는 물소, 광기 어린 인간들, 진정 누가 짐승인가?
푸줏간(도축장)에서 도망친 물소가 온 마을을 헤집고 다닌다. 마을 남자들은 폭주하는 물소를 잡기 위해 나서고 이웃 마을 남자들까지 몰려들자 한바탕 대소동이 벌어진다. 평화롭던 마을은 물소를 제압하려는 남자들로 인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버리고, 인간과 짐승의 구분이 사라져 버린 물소 사냥은 점차 무분별하고 폭력적인 광기로 변해간다.
※ 잘리카투(또는 살리카투) JALLIKATTU는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의 수확축제인 퐁갈에서 진행하는 전통있는 집단 경기다. 황소를 남자들 무리 속에 풀어놓으면 참가자들은 황소의 등에 올라타서 최대한 오래 버티거나 소를 움직이지 못하게 제압하는데, 이 과정에서 살벌한 장관이 펼쳐진다. 리조 조세 펠리세리 감독의 <잘리카투>는 잘리카투 경기를 묘사하는 영화는 아니다. 확실히 그렇다!

 


제작

인도 영화 '잘리카투'(감독 리조 조세 펠리세리)다. 인도 영화라면 스릴러도 춤을 춘다는 발리우드(Bollywood) 영화 말인가. '인도산'이지만 이 영화는 그런 달콤한 환상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원시의 폭력성이 살아 꿈틀대는 미지에서 온 현대 묵시록 같은 영화다. 스토리는 간단명료하다. 시골 마을의 푸줏간에서 도축을 앞둔 물소 한 마리가 탈출하고, 마을의 남자들이 물소를 잡기 위해 추격전을 벌인다. 이것이 끝이다.
그럼에도 영화는 풍자극으로 시작해 블랙코미디를 찍고, 스릴러로 진화했다가 호러로 안착하나 싶더니, 다시 거대 재난으로 마감하는 놀라운 에너지를 보여준다. 지금까지 본 인도영화와는 판이하다. 브라질 미지의 마을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복수극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화제를 모은 '바쿠라우'(2019)와는 차원이 다른, 인간의 반문명성을 설파한다. 소음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칼 가는 소리, 사람의 깊은 들숨, '퍽'하는 고기 써는 소리, 양철판이 삐걱대는 소리. 모두 일상의 소리다. 바위에 스며든 매미소리가 어느 순간 냄새로 바뀐다.
물소가 쓰러지고, 붉은 고기로 분해된다. 검은 비닐에 담겨 사원으로, 술집으로, 광장으로 나눠지고, 사람들은 기도를 하고, 싸우고, 사랑을 한다. 피와 살, 사원의 향, 고기 굽는 냄새, 오래된 병자의 입에서 나는 냄새. 그리고 바위를 깨듯 물소가 탈출한다. 영화는 짧은 오프닝을 통해 시공간과 방향성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영화의 배경은 남(南)인도의 어느 산골 마을이다. 소를 신격화하는 힌두교가 아닌 가톨릭을 믿는 곳이다. 감독 리조 조세 펠리세리는 인도 남부 케랄라 출신으로 향토색 짙은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미학적 실험을 시도하는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잘리카투'는 황소를 풀어 놓고 황소의 등에 올라타거나 소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살벌한 장관이 펼쳐지는 인도 남부의 원시형 수확축제다. 영화는 이 축제의 광기를 고스란히 스토리텔링하며 짐승의 야성을 드러내는 인간들의 이야기로 비주얼화한다. 물소 한 마리로 마을은 일대 소란이 벌어진다. 아이들과 아낙들은 혼비백산하고, 남자들은 밧줄과 도끼를 챙기고, 나무를 깎아 창을 만든다. 경찰은 소를 죽이는 것이 불법이라며 무조건 집안에 있으라고 말한다. 도살에 대한 행정 민원은 며칠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마을 사람의 요청으로 사냥총을 가진 밀렵꾼이 마을에 도착한다. 그는 영웅으로 대접받지만, 마을에서 추방된 원한이 있다. 한때 물소를 놓친 도살자의 조수였고, 그의 여동생의 애인이었다. 교회에서 백단향을 훔쳐 결국 추방됐다. 그때 그를 밀고한 것이 현재 도살자의 조수였다. 약혼식에 맞춰 고기가 필요한 부잣집의 딸은 중매결혼을 거부하며 애인의 오토바이에 올라타 야반도주를 시도한다. 고기에 탐이 난 사람들은 점점 더 불어나 숲을 질주하고, 피를 흘리는 물소의 콧바람은 더욱 거세진다. '잘리카투'는 한 마을의 경쾌한 스케치로 시작된다. 흡사 TV여행 프로그램을 연상시킬 정도로 일상적이다. 사람들의 코믹함도 곁들여져서 "이게 영화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다. 카메라는 연출의 인공적인 면이 없이 그냥 군중들 속을 따라다닌다. 그러나 질주가 시작되면서 카메라는 속도감이 붙는다. 사람들과 함께 숲 속을 가로지를 때는 자동차 경주 오프로드 랠리의 속도감을 느끼게 한다. 해가 저물고, 밤이 찾아오면서 광기는 인간과 물소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의 극한으로 치닫는다.
질서는 이미 무너졌다. 영화를 시작하면서 이미 모든 사람들은 화가 나 있다. 분출될 시간만을 기다린 듯 이제 야단법석의 소동은 죽음을 부르는 전투로 변질되고, 인간의 야만적 광기는 짐승을 능가한다. 집단적으로 고함을 지르고 횃불과 랜턴을 흔들며 숲을 질주할 때는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 더 소름끼친다.
시간이 지날수록 선명해지는 연출 의도와 지칠 줄 모르고 불어나는 속도감이 인상적인 영화다. 특히 음악 없이 소음들로 이뤄진 사운드는 대단히 실험적이면서 혼돈과 광기의 메타포를 뿜어낸다.
'잘리카투'는 2019년 제작된 영화로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된 후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관객에게 첫 선을 보였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인도 대표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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